
“10년 넘게 중계했지만 가장 설명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경기였다.” 축구 해설위원 이영표가 2026 북중미 월드컵 남아공전을 두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28일 방송된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사당귀)를 통해서다.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었다” 중계 도중 책상 ‘쾅’
28일 방송된 '사당귀’에서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대한민국 대 남아프리카공화국 경기 중계 비하인드가 공개됐다. 전현무와 이영표는 0대 1 패배가 확정된 현지 시각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도 이경규, 양준혁, 정호영 셰프와 멕시코 현지 식당에서 합류했다.
이영표는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죄송합니다. 이겼어야 됐는데"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경규가 "지는 경기 중계가 더 힘들지 않냐"고 묻자 이영표는 "역대 중계 중에서 최극단으로 어려웠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하나도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전현무는 중계 도중 이영표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고 전했다. 선수들이 크로스를 올렸을 때 페널티 박스 중앙에 아무도 없는 상황이 반복되자, 이영표가 중계석 책상을 ‘쾅’ 치며 "가운데!"라고 외쳤다는 것이다. 전현무도 "중계 실수할까봐 걱정했는데 아무 상황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경기 내용의 공허함을 방증했다.
“구조도, 목적도 없었다” 총체적 난국 진단

이경규가 "남아공 감독에게 진 것 같다"고 말하자 이영표는 경기 승패에 감독의 영향력이 50% 정도 된다고 답하며 홍명보 감독의 책임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정호영 셰프는 전현무에게 "중계는 잘했는데 말할 거리가 없었을 수도 있다"며 공감했고, 이경규도 "중계하면서 ‘고오올!’ 이래야 스트레스가 풀리는데"라며 답답함을 함께 토로했다.
손흥민 선발 제외도 도마에 “메시 같은 에이스는 전반부터”

"메시 같은 에이스들은 전반부터 나온다"는 발언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에이스를 선발에서 제외한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경규는 "남아공에게 자신감을 키워준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실제로 KBS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다는 소식은 남아공 측에도 놀라움과 기쁨을 동시에 안겼으며, 남아공 대표팀은 곧바로 수비 전술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 역시 이 결정을 두고 “명단 오류인 줄 알았다”, “치명적인 선택”, "큰 도박이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동료들도 홍명보호에 쓴소리 “2014 브라질 전철 그대로”
이영표의 비판은 혼자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MBC 보도에 따르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일군 동료들도 이번 졸전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지성 위원은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브라질 월드컵의 안 좋은 전례를 그대로 반복했다"며 "모든 잘못은 한국 축구를 이끄는 곳에서 했다"고 축구협회와 홍 감독을 직격했다.
이천수는 "주축 선수만 찾는 '해주세요 축구’가 또 나왔다"고 꼬집었고, 박문성 해설위원은 "이번 대표팀 문제는 전적으로 감독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이영표 역시 MBC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방향성을 찾을 수 없던 난해한 경기"라고 평가하며 방송 내외에서 일관된 비판적 시각을 유지했다.
한국, 32강 자력 진출 무산 조별리그 3위로 밀려
경기 결과를 보면 이영표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6월 25일(현지시각)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대 1로 패했다.
BBC 한국어 서비스에 따르면 비기기만 해도 32강 직행이 가능했던 상황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조 3위로 밀려났고, 자력 32강 진출이 무산됐다.
이번 대회는 12개 조의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이 32강에 진출하는 방식이라 한국의 32강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이영표는 10년 넘는 중계 경험을 통틀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경기"로 이번 남아공전을 꼽았다. 팬들의 시선도, 전설들의 시선도 모두 홍명보호를 향한 냉정한 평가로 모아지고 있다.



